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4일(현지시간) 수도 웰링턴의 의사당에서 각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던 총리는 대다수 국가들처럼 더는 ‘코로나19 제로’를 유지할 수 없다고 시인하고 오클랜드 지역에 내려진 규제를 앞으로 몇 주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웰링턴|AP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모범국 뉴질랜드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선언했다. 뉴질랜드는 그동안 강력한 자영업자·노동자 지원 대책을 바탕으로 봉쇄 정책을 펴왔으나, 코로나19 퇴치 전략을 접고 현실적 목표를 백신 접종률 90% 달성으로 수정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4일(현지시간) 수도 웰링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장기간의 엄격한 제한 조치를 했지만 다시 ‘코로나19 제로’로 돌아가기는 어려워졌다”면서 “하지만 괜찮다. 이제 백신이 있으니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 지난 50여일간 단행했던 폐쇄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오클랜드 시민은 오는 6일부터 야외에 10명까지 모일 수 있고 해변과 공원에도 갈 수 있다. 학교와 보육 시설도 문을 열지만, 식당과 술집은 언제 영업할 수 있을지 정해지지 않았다.
■자영업자·노동자 현금 지원
뉴질랜드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국경을 닫아걸고 ‘코로나 제로’ 정책을 펴왔다. 코로나19 환자가 생길 때마다 식당과 술집을 폐쇄하고, 학교 문을 닫고 지역 주민의 이동을 제한해왔다.
뉴질랜드 시민이 18개월간의 긴 봉쇄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던 이유는 노동자와 자영업자에 대한 강력한 지원 정책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봉쇄 정책으로 수입이 30% 넘게 감소한 자영업자에게 고용 규모에 따라 1900~21500뉴질랜드달러(156만원~1772만원)를 지원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주에게는 정규직 노동자 1인당 한 달에 2400뉴질랜드달러(198만원), 시간제 노동자 1인당 359뉴질랜드달러(118만원)의 임금보조금을 줬다. 자영업자에게는 무이자 혹은 3% 이내의 저금리로 대출도 지원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2125억달러(253조원)의 23.5%에 해당하는 500억달러(약 60조원)의 코로나19 대응 예산을 편성했다. 한국의 GDP 대비 코로나19 재정 지출 규모(4.5%)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아던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 3월에는 재원 마련을 위해 부자 증세도 단행했다.
■방역 규제 당분간 유지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코로나19 환자와 사망자 수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달부터 대부분 도시의 방역을 2단계로 완화했으나, 4단계를 유지하던 오클랜드에서 4일 하루 동안 확진자 29명이 생겨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뉴질랜드가 ‘코로나 제로’ 정책을 포기한 이유는 델타 변이의 감염 속도 때문이다. 현지 매체 스터프는 델타 변이 확산 후 감염자 1명이 최대 6명씩을 새로 감염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 봉쇄에 따른 피로감도 크다. 지난 주말에는 수백명이 정부의 봉쇄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렇다고 뉴질랜드가 당장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은 아니다. 스터프는 “바이러스를 억제하면서도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 곧바로 정상적인 삶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던 총리는 접종 대상 인구의 90%가 접종해야 방역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는 접종 대상이 12세 이상의 48%가 접종을 완료했고, 77%가 1회 접종을 마쳤다.
야당은 방역 완화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수 민족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라마 데이비슨 녹색당 공동대표는 “마오리족과 파시피카족을 포함한 취약한 지역사회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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